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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즐기는 휴양지, 위양지관광농원입니다.

제목: 농원이야기) 쉰내

순번
161
작성자
위양지관광농원
작성일
2018-09-10
조회수
612
첨부파일
20180727_092700-1.jpg
■쉰내

지나고나면 그 시절이 그립기 마련입니다.
좋았던 기억들이 새겨져 있기에 그러하겠지요.

푹푹 찌는 한여름이면
쭉쭉 뻗은 버드나무에서 나는 매미 소리
여기 저기서 요란스럽게 들렸으니
왠만한 이야기는 목소리를 높여야할 정도였지요.

대나무살이 드러나는 노오란 부채 바람으로
어른들께선 체면을 지켰던 것으로 생각납니다만
아침부터 소꼴을 베어다가 
한짐 지고 들어오시는 아부지는
지게를 내려 세우시고
곧바로 웃통을 벗으시고는
야야 여 물 좀 퍼언저바라~ 십니다

그때만 해도 반팔 반바지 이런 건
상상할 수도 없었으니
바람 통하게 엮인 삼베 옷인데
팔꿈치에나 오는 저고리에다
둘둘 말아올리신 긴 바지

그러심에도 무더운 날씨에 
아침부터 논두렁 밭두렁 제초작업을 겸한
소 먹잇감 마련에 
낫을 갈아 날을 세워 소꼴 베기에 나서셨으니
어깻죽지에 흘리고 흘리신 땀이  
젖고 마르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쉰내가 진동하기에 이르고 말았겠지요.

엄마는 엄마대로
마을 저 위에 샘물을 양동이에 길어
머리에 이고 
집에 식구들이 먹고 마시는 드무(독단지)를 가득 채워두셔야
하루를 무난히 넘기실 수 있었던 시절이었지예.

집집이 아이들 버글버글하던 때라
집에서 그 귀한 물로는 감당할 수 없으니
새미 곁에서 머시기 머시기 다 호명을 하느라
목소리가 커지니
마을분들께선 보이는  족족
"야야 너고메 니 부르더라 패내끼 가바라~"

한줄로 세워놓고
말카  웃도리를 벗게 한 후
그 차가분 물을 한바가지씩이나
온 덩더리를 적시노라면
정신이 뻔쩍 들 정도로 
우~ 우~ 탄성이 절로 나오곤 했습니다.

어릴 땐
아주 어렸을 땐
엄마가 뭘 입으셨는지
엄마도 더울지 아닐지
생각하거나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시절이다보니
가끔씩 빨래를 하시는 그렁에서는
입으신 채로 몸을 담그시는 모습도
맞대일 수 있었습니다.

하이구야 인자 좀 살겠따

물도이를 이시거나
빨래를 이고 집안으로 들어서실 때면
어김없이 코끝으로는
쉰내가 스쳐지나갔고
솥을 헹구고 부뚜막을 닦고난 구정물에서나 날 듯한
가녀린 행주냄새도 곁들여졌었음을
기억합니다.
엄마 냄새로...

어느덧 까마득했던 그 시절
아부지 엄마 모습을 하고 있음에
스스로 놀라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아침부터 흘린 땀이
젖고 마르고를 반복해 
어깻죽지에는 허옇게 짠내가 베여
지나는 이들에게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립니다.

그런줄 알면서도
가까이 하기에 반갑지 않은 밉상인줄 알면서도
쉬이 벗어내지 못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코를 갖다대고
킁킁거리고 있습니다.

#위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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